상담심리학-정신병리 이론 1) 불안장애와 치료
학습이론은 다양한 정신장애를 매우 구체적인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모든 심리적 장애를 잘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습이론은 특히 행동의 문제를 주된 증상으로 나타내는 장애를 설명하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다.
*불안장애
행동치료는 공포증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Watson은 고전적 조건형성의 Pavlov의 접근법을 높이 평가하고 인간의 정서반응도 조건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자 Little Albert 실험(아기에게 흰 쥐에 대한 공포를 학습시킴)을 통해 공포반응이 고전적 조건형성에 의해 습득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양한 중성적 조건자극이 공포를 유발하는 무조건 자극과 반복적으로 짝지어 제시되면 공포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조건자극에 공포반응이 조건형성 되는 것은 아니며 어떤 자극은 다른 자극에 비해 더 쉽게 공포반응이 조건형성된다.
특정 공포증은 조건형성 뿐만 아니라 대리학습과 정보전이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 공포증은 다른 사람이 특정한 대상을 두려워하며 회피하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그에 대한 두려움을 학습하는 관찰학습에 의해서도 쉽게 습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를 무서워하는 어머니의 경우 그 자녀는 어머니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개에 대한 두려움을 학습하게 된다. 또한 이런 어머니는 자녀에게 개에게 가까이 가면 위험하고 물리니 피해라는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 소통 수단을 통해 전달하게 되고 그 결과 자녀는 개에 대한 공포를 지니게 된다.
이처럼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형성된 공포증은 회피반응에 의해 유지되고 강화된다. 공포증이 형성되면 공포자극을 회피하게 되는데 회피행동은 두려움을 피하게 하는 부적 강화 효과를 지니기 때문에 지속된다. 또한 이러한 회피행동으로 인해 공포자극이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학습할 기회를 얻지 못하므로 공포 반응은 소거되지 않은 채 지속된다. 공포증이 형성되는 과정에는 고전적 조건형성 등의 학습원리가 관여하는 반면, 일단 형성된 공포증은 조작적 조건형성에 의해 유지되고 강화된다(Mowrer, 2 요인 이론)
행동치료는 특정공포증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체게적 둔감법과 노출치료가 효과적이며 참여적 모방학습법과 이완훈련도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 있다. 체계적 둔감법은 긴장을 이완시킨 상태에서 약한 공포자극부터 시작하여 점차 강한 공포자극을 노출시키는 방법이다.
이처럼 행동치료에서는 불안장애를 환경자극에 대한 조건형성의 결과로 설명한다. 불안장애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이유는 불안반응을 유발하는 조건자극의 종류나 범위가 다르고 불안반응의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만연된 걱정과 불안을 나타내는 범불안장애 역시 학습 이론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공포증은 특수한 대상이나 상황에만 강한 공포반응이 조건형성 된 경우인 반면, 범불안장애는 일상생활의 여러 가지 사소한 자극에 대해서 경미한 불안반응이 조건형성되었거나 다양한 자극으로 일반화됨으로써 여러 상황에서 만연된 불안증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 따르면, 범불안장애는 다양한 자극상황에서 공포반응이 경미한 형태로 나타나는 일종의 다중 공포증인 것이다. 범불안장애 환자들이 불안의 이유를 자각하지 못하는 것은 불안반응을 유발하는 조건자극이 매우 사소하고 다양하여 불안반응의 촉발요인으로 잘 자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사고와 행동을 나타내는 강박장애는 특정한 자극상황과 연합된 강박행동을 통해 불안을 덜 느끼게 하는 부적 강화를 얻기 때문에 지속된다. 강박장애는 행동치료 기법의 하나인 노출 및 반응방지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는 학습이론에 근거한 행동치료적 기법으로서 강박장애 환자를 그들이 두려워하는 자극(더러운 물질)이나 사고(손에 병균이 묻었다는 생각)에 노출시키되 강박행동(손 씻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환자는 두려워하는 자극과 사고를 강박행동 없이 견뎌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박행동을 하지 않아도 그들이 두려워하는 결과(병에 전염됨)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학습하게 된다.